Day8 in LA : 집순이(노트필기 공유, 노트추천)

| Day 8 in LA

    20180923

 

 

 

나는 원래 집순이다.

집에서 특별한 걸 하지 않더라도 혼자 쉬는 걸 좋아하고 나가는 건 가끔이면 족하다.

나는 근데 정말 강력한 집순이(집순이하면 대표적인 집에'만'있는 부류)하고는 조금 다르다.

망고랑 산책하러, 필라테스하러, 도수치료받으러, 먹을거 사러 등등 아예 안 나가진 않는다.

다만 불필요한 외출을 안 하는 것일 뿐..!

 

사실 집에는 내가 좋아하는 게 다 있다.

어느 누구보다 제일 편하고 재미있는 가족들이 있고,

보고만 있어도 미소가 번지는 우리집 강아지 망고도 있고,

하다못해 공부를 해도 옛날과는 달리 요새는 집에서 집중도 잘 되고,

내 가장 행복한 취미인 피아노를 치다보면 한 두 시간은 금방가고,

보고 또 봤던 낡은 미드 Desperate housewives도 볼 때마다 재밌기 때문에

집에 있으면 사실 더 바쁘다.

 

심심할 때는 정말 친한 친구들만 가끔 만나 점심이든 저녁이든 한 타임만 놀고 집에 귀가한다.

휴가나온 남자친구를 만나도 하루종일 같이 있는 날은 얼마 없다.

역시 점심타임 혹은 저녁타임 이런 식으로 같이 보내고

집에서 충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나도 왜 이러는지 모르지만 그냥 이게 나다!

 

그렇지만 간섭하기 좋아하는 누군가는, 특히 나가 놀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집에만 있는 것에 대해 정말 이해를 못 하겠다는 표정을 짓는다.

표정까지는 okay

근데 거기서 말을 꺼내면 사실 좀 짜증난다.

그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는거지

왜이렇게 간섭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홈스테이했던 집의 주인아줌마도 약간 그런 타입이었다.

내가 친구들 안 만나고 쉬는 날이 하루라도 있으면

왜 안 나가냐, 날씨도 좋은데 좀 나가 노는 게 낫지 않겠냐, 미국까지 와서 좀 더 경험하는 게 좋다

등등 잔소리를 하신다.

(본인은 그게 잔소리인지 모르고 자기기준에 나를 대입해서 하는 얘기겠지만..)

 

요즘 한국에 있는 나는 일주일의 5/7를 거의 집에만 있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친구들도 학교다니느라 바쁘고 굳이 나가서 돈 쓰고 싶지도 않고 집에 있는게 정말 세상 최고로 행복하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 가는 교회에 내가 좋아하는 언니오빠친구들도 많아서

소셜활동은 그날 하루로 나는 정말 만족한다.

그 날은 공부를 잊고 정말 사람에만 빠져서 얘기하고 맛있는 거 먹고 장난치고 하는 날로 암묵적으로 정했다.

 

하지만 미국에 있는 동안은

내가 한국에 있는 거랑 비교했을 때 5/7을 나가 돌아다녔다.

아니, 초창기 한 달 정도는 아직 적응기에 피곤하기도 하고 친구들도 그렇게 많지 않아서 잘 안 나갔지

후반 두 달은 진짜 맨날 놀러 다녔다.

 

갑자기 하소연이 된 것 같지만 어쨌든 간섭이 좀 심하신 주인아주머니를 뒤로 하고

이 날은 집에서 일주일간 배운 내용 복습 및 다음주 예습도 좀 하고

(이 때만 해도 학구열이 불탔었다. 하지만 나중에는.... 말잇못)

미드도 많이 보고 인스타도 하고 오랜만에 그냥 원래의 나처럼 보냈다.

휴식이 있어야 내일 더 잘 놀 수 있는 법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ㅎㅎ

 

 

 

 

주인아주머니가 그냥 쓰라고 주신 노트이다.

A5사이즈의 그리드노트(grid note)인데

내가 정말정말 유용하게 잘 썼던 노트이다!

(나는 그리드노트를 제일 좋아한다ㅠㅠ 중고딩때 왜 안 썼는지 모르겠다..)

 

미국에 오기 전, 유명한 노트인 Campus 노트를 사긴 했는데,

너무 얇아서 그건 단어노트로 쓰게 되었다.

생각보다 수업 때 필기할 내용이 너무 많았고

그 campus 노트로 충분하지 않다는 걸 아는 데까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필기할 노트를 어디서 살까 고민하던 중 집에 저 노트가 있길래 쓰게 되었다!

(문방구가 따로 없었고 MUJI매장이 있긴 했지만 이 땐 있는지도 몰라서 고민이었다.)

 

이 노트는 Clairefontaine(클레르퐁텐)이라는 프랑스 문구 사이트에서 나온 제품이다.

종이 질이 너무 좋아 필기감이 부드러웠고,

종이가 두꺼워서 진한 펜으로 필기를 해도 뒤에 비치지 않았다.

전체적인 크기와 디자인(속지는 연보라색 그리드로 되어있다!)이 모두 마음에 들어

한국에 가서 꼭 재구매를 하리라 다짐했던 제품이다.

그런데 본 사이트에서는 이 커버색깔만 품절된 상태였고 구매비용도 만만치 않아서...

포기하고 다른 걸 쓰는 중이다 ㅠㅠ

근데 지금 쓰는 것도 좋은 것 같다 : Oxford B5 Quad Grid Notebook 인데

광화문 교보문고 핫트랙스에서 3-4000원 정도에 구매했다!

 

 

 

 

이건 초반의 내 단어장이다.

이 때는 최대한 쌤이 적어주신 뜻을 적었고

Synonym(유의어)을 중점으로 외우며 살았다.

이 때 이후로 영영사전을 보는데 맛 들려서 지금까지도 사전은 영영사전만 본다!

영영사전으로 단어를 보면 그 미묘하고 사소한 의미차이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정말 이해가 안 되는 건 한영사전을 참고하면 된다!

 

 

 

 

이 날은 아주머니가 저녁에 나가셔서 피자를 미리 사 두시고 가셨다.

혼자 데워먹었는데 역시 피자는 언제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 것 같다 ㅎㅎ

오늘로서 미국에서의 1주일을 처음 보내봤는데

벌써 1주일이 지났다니 너무 시간이 빠른 것 같아 아쉽다.ㅠㅠ

다음주는 라스베거스 여행도 있기 때문에 더욱 기대가 되는 날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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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ghth day in LA : People sometimes need a relaxation!